[임민찬*교육컨설턴트]
초중등 시기의 과목별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공부를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1. 국어
1-1. 초등 시기
초등 시기에 국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독서입니다. 독서만 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가장 중요합니다.
“독서만 해도 중학교, 고등학교 국어 성적이랑 연결될까요?”라고 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저는 100센트는 아니라고 말씀을 드려요. 독서라는 건 다 간접적이라는 단어가 붙거든요. 독서가 문해력을 올려주는 건 맞지만 간접적으로 올려주는 거고요.
독서와 중고등 국어 시험의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독서는 시간 제한도 없고,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니고요. 모든 문장 하나하나를 느끼면서 읽어도 되거든요.
그런데 중고등 시험에서는 시간 제한이 있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실제 시험에서 모든 문장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읽고 있으면 시간이 부족합니다. 중요한 문장은 더욱 힘주어 읽을 줄 알아야 하고요. 불필요한 문장은 더 빠르게 넘어가는 연습도 해야 한다는 거죠. 즉 ‘독해’가 필요합니다. 독서와 독해는 분명 차이점이 있어서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독서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간 시점에는 <빠작>이나 <하루 한 장> 같은 일일 독해 문제집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1-2. 중등 시기
그다음 중등 같은 경우는 문학과 비문학에 대한 기본 이론 정도는 정리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물론 유료인 강좌도 있겠지만 EBSi에 <개념의 나비효과 입문편> 같은 교재를 활용하면 좋겠고요.
문법 같은 경우는 중등과 고등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정도로 깊이의 차이일 뿐이지 용어 등이 비슷하므로 중학교 때 고등 수준의 문법까지 해 주는 게 좋습니다. <떠먹는 국어 문법> 같은 자습할 수 있는 교재를 활용해서 문법 정리하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특히 중학생 중에서 사미인곡, 속미인곡과 같은 고전시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있거든요. 제가 추천해드리는 <만화로 읽는 고전시가>는 제가 실제로 봤던 교재인데, 작가님이 웹툰 작가 하시면서 현직 국어 선생님이세요. 만화 형태로 고전시가의 줄거리를 잘 풀어준 책이니까 그런 것들로 약점을 보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수학
2-1. 초등 시기
수학은 초등과 중등 공통으로 제가 딱 한 가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수학 학원 다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원과 별개로 꼭 스스로 심화 문제집 한 권을 푸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심화 문제집을 푸는 목적이 뭐냐면, 어려운 한 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이런저런 풀이들을 고민하는 그 과정에서 수학적인 사고력이 늘거든요. 그런데 학원 숙제 수준으로 하게 되면 이 한 문제를 한 2~3분 보다가 안 풀리면 별표를 크게 쳐서 학원에 가져가 버립니다. 즉 학원 선생님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한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하자는 목적 달성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 학원에 다니더라도 꼭 스스로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풀었던 <A급 수학>이나 <최상위 수학> 같은 교재를 활용하셔서 하루에 딱 세 문제만 깊이 있게 고민하는 연습을 꼭 집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3. 영어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까지 영어 단어 암기를 가장 강조합니다. 독해, 문법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바탕이 되는 건 영어 단어거든요. 영단어 암기를 할 때 저는 한 권을 3회독 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여러 권을 하는 것보다 한 권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한데요. 3회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발음과 다의어입니다.
발음 같은 경우는 수능 영어에서 45문제 중 17문제가 듣기인 만큼 발음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가령 Nature(네이쳐), Mature(매쳐)는 발음을 정확히 구분해주지 않으면 눈으로 봤을 때는 구분되지만, 귀로 들었을 때 판단이 안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의어입니다. 다의어라는 것은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제너럴(General)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형용사로는 ‘일반적인’이라는 뜻이고 명사로는 ‘장군’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만약 이 단어를 장군이라는 뜻으로만 알고 있는 채 General Hospital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 장군 병원, 국군 병원이라고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일반적인 병원, 즉 종합병원이라는 뜻입니다. 뜻을 한 가지만 외울 경우, 아는 단어이지만 뜻을 몰라서 해석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거예요.
초등, 중등 아이들이 다니는 영어학원들을 보면 단어 채점을 할 때 하나만 써도 맞는다고 넘어가는 학원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친구들끼리 바꿔서 채점을 시키는 학원들도 많아요. 그러면 뜻을 하나만 써도 맞는다고 넘어가버리는 거죠.
제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과외를 많이 했는데, 학부모님들을 만나면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영단어 이만큼 암기했다’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런데 그 아이들에게 다의어 테스트를 해보면 하나도 암기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단어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의어를 놓치면 나중에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생각보다 그게 엄청난 공백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 학원에서 때 한 개만 외우는 학원이라면 집에서라도 방학 때나 내신 기간이 아닐 때를 활용해서라도 다의어, 뜻도 여러 개 외워주고 발음도 외울 필요가 있습니다.
3회독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이 할 것을 추천합니다.
- 1회독 : 뜻 한 개 + 스펠링
- 2회독 : 뜻 두 개 + 발음 + 스펠링
- 3회독 : 틀렸던 단어들 + 뜻 세 개 이상 + 발음 + 스펠링
마지막, 노력이 유전보다 중요한 이유
현재 대한민국 초중고 교육에서는 ‘유전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사실 공부 머리라는 말을 정말 쉽게 쉽게 쓰거든요. 당연히 머리가 좋은 친구들은 똑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좀 더 이해력도 빠르고 속도는 빠르겠죠. 그렇다고 해서 노력 안 할 겁니까? 아니잖아요. 공부 머리라는 개념이 있다는 걸 인지를 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거지 ‘공부 머리가 있어야 잘하고, 이미 나는 공부 머리가 없으니까 아예 노력을 안 한다.’라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말이라는 거죠.
그리고 10~20년 전까지만 해도 머리만 좋아도, 시험만 잘 봐도 쉽게 대학에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입시는 많이 달라졌어요. 특히 많은 학생이 내신 성적을 가지고 대학에 많이 갈 텐데, 요즘은 내신 성적만 가지고 학생들이 뽑는 그런 서울에 있는 학교들이 거의 없습니다.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이런 것들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특히 학교생활기록부는요, 재능의 영역이 아니에요. 정말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해야 하고요. 수행평가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고요. 독후감 열심히 써야 하고요. 선생님이랑 같이 소통도 잘 돼야 하고 친구들이랑 관계도 좋아야 하거든요. 결국 이런 학교생활기록부에 유전이 아닌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당장 표면적으로는 공부 머리가 있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더 빨라 보일 수 있어도 좌절할 게 아니라는 거죠. 결국 마지막 고등 3년, 마지막 수능 그게 중요하기 때문에 좀 더 긴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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