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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경제시대, 똑똑한 자기관리법

K숲 2022. 8. 22. 08:00

[김병규 * 경영학 교수]

 

중독경제시대, 똑똑한 자기관리법
중독경제시대, 똑똑한 자기관리법

중독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마약을 떠올리실테지만, 저는 디지털 기기 중독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요즘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인지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기사도 많고, 이와 관련한 학계 연구도 활발한데요,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 자체에 대한 중독이라기보다 스마트폰 안에 설치하는 각각의 앱에 대한 중독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우리는 쇼핑 앱,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 , 유튜브 앱, 뉴스 앱, 게임 앱 같은 곳에서 클릭새로 고침으로 여유시간을 모두 소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쇼핑 앱에서는 반짝할인이나 깜짝선물 등의 행사도 잦은데요, 기업이 손실을 감수하고 이러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은 자사 앱에 강한 중독성을 유발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앱을 켜고 그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죠.

 

중독에 취약한 인간

우리가 이렇게 스마트폰 앱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의 뇌가 중독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인데요, 우리에게는 가치가 있거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들에 반응하는 보상회로가 있어요.

이것은 맛있는 음식이라든가 달콤한 디저트, , 사랑, , 타인에게 받는 칭찬이나 인정, 갖고 싶은 제품, 운동 등에 반응하는 영역입니다.

보상을 얻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이들을 계속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데, 보상회로가 강하게 자극이 되면 중독이 생기는 것이지요.

 

캐나다의 심리학자들이 실험실 쥐들의 머리에 전기가 흐르는 막대를 꽂아 쥐들이 자신의 보상회로를 직접 자극할 수 있게 했더니 먹지도 않고 잠도 안 자고 계속 스위치만 눌러서 자신의 보상회로 자극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떤 쥐는 한 시간에 무려 7,000번이나 스위치를 누르고 있었다고 하고요, 수컷 쥐들은 더는 암컷 쥐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암컷 쥐들은 갓 태어난 새끼를 전혀 돌보지 않으면서 종일 스위치만 계속 누르고 있었대요.

사람의 경우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배가 부르면 더는 먹을 수 없고, 운동도 종일 계속 할 수 없으며, 타인의 칭찬이나 인정, 사랑을 얻는 것도 큰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종일 자신의 보상회로만 누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이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스마트폰 안에는 사람들의 보상회로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들이 정말 가득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의지가 약하다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종종 계시지만, 중독경제 시대에는 자기관리를 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처럼 쉽게 자기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 없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목표를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이죠

 

중독경제 시대에는 소비를 제어하는 것도 어려운데요, 끊임없이 광고며 할인에 노출되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욕구가 자꾸 생길 수밖에 없어서 자기도 모르게 많은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클릭 한 번으로 지불이 되니까 ‘돈을 쓴다’는 것도 실감이 안 나기 때문에 돈이 나간다는 것도 체감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가지는 대부분의 소비 욕구는 그 물건이 정말 필요해서 생긴 욕구가 아니고 광고나 SNS 때문에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으므로 그냥 놔두면 대부분 사라지는 욕구라고 합니다.

따라서 갖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생길 때는 바로 구매하지 말고 일단 미루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소비를 제어하는 데 유용합니다.

 

유혹의 시대, 현명한 소비를 위해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해 주세요.

첫째, 광고 추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광고가 나를 잘 이해하면 내가 본능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제품을 광고로 보여주겠죠. 하지만 광고가 나를 모르면 내가 전혀 관심이 없는 것들을 보여주게 되고, 이때에는 아무리 광고에 많이 노출되어도 소비 욕구가 생기지 않습니다.

둘째, SNS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데요, SNS에 들어가면 알고리즘이 멋지고 잘난 사람들의 모습을 자동으로 추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자꾸 보게 합니다. 이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져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고, 그러면 자신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소비를 늘리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중독경제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자기관리를 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일단 너무 큰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유혹이 도처에 많은 상황이라면 너무 큰 목표보다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들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가면서 목표 달성의 기쁨을 자주 많이 느껴 보고 일단 목표 달성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조금 더 큰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고 습관화하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훨씬 쉽게 달성하게 되는 것이죠.

 

집중의 기술
집중의 기술

스마트폰의 수많은 앱에 끊임없이 알림 소리가 울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자신만의 집중의 기술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만큼은 스마트폰을 꺼놓고 집중하거나 집중의 장소를 하나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도서관이나 카페, 집의 특정한 장소를 집중의 장소로 정하고, 이곳에서는 스마트폰을 끈 상태로 일이나 공부에만 집중해 보세요.

음악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음악을 하나 정해 놓고 집중이 필요한 때만 들으면 이것을 듣는 순간 집중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만의 집중의 기술이나 습관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원하는 일을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스마트폰 앱
스마트폰 앱

지금부터는 중독경제 관점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을 알면 스마트폰 앱들이 지금 왜 이런 모습인지 쉽게 이해할 수가 있고요, 어떤 앱이 성공하고 어떤 앱은 그렇지 못한지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앱들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은 세계 1위의 소셜 네트워크 앱이죠.

페이스북은 원래 사람들이 직접 글을 써서 반응을 올리는 코멘트 방식을 사용했고 이것이 페이스북의 정체성과도 같았는데요, 이 방식을 포기하고 <좋아요> 버튼을 도입하면서 크게 성공합니다.

 

이 간단한 장치가 왜 페이스북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여겨지는 것일까요?

이제는 다른 소셜 네트워크 앱들도 모두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따라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최근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마저도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처럼 모든 앱이 <좋아요> 버튼을 사용하는 이유는 <좋아요> 버튼이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는 것은 그들로부터 칭찬과 호감을 받는 것과 같으니까요.

여러분들의 모습이나 생각에 많은 사람이 칭찬을 해주면 당연히 보상회로가 강하게 자극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페이스북에 사진이나 글, 동영상을 올리게 만들고요, <좋아요>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계속 확인하면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중독되는 것입니다.

 

이제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정의 자체도 아직 불분명한 상황에서 페이스북은 왜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메타버스 세계가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보다 중독성이 훨씬 강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는 실재감과 현장감이 강해서 그 안의 타인들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고 이것은 모두 중독성을 높이는 것들이예요. 광고 사업자인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의 강한 중독성을 알아보고 미래에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서 강한 중독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낸다면 이로 인해 제2의 전성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다른 기업이 페이스북보다 더 강한 중독성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낸다면 그 기업이 메타버스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유튜브는 어떨까요?

사람들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알고리즘은 오로지 사람들이 더 오래 동영상을 보게 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추천해 계속 보도록 만드는 것으로 사실상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너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는 페이스북에서 자체 필터링을 거치는데  필터링의 경계선에 가까울수록 사람들의 몰입도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알고리즘은 시청 시간을 늘리기 위해 경계선 수준의 콘텐츠를 추천하게 됩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의 동영상에 쉽게 중독이 되는 것이죠.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틱톡은 15초의 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서비스인데요,  사람들은 15초의 짧은 동영상에 왜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요?

15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을 몰입시키기 위해서 틱톡의 콘텐츠는 유튜브보다 더 자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작자도 15초만에 <좋아요> 반응이 올라오게 되면 유튜브보다 더 빠르게 칭찬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틱톡은 영상을 올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유튜브보다 중독성이 더 강합니다. 이것이 틱톡의 성공비결이죠.

 

지금까지 중독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였습니다.

중독경제는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일 뿐 아니라 앞으로 더욱더 심화될 미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중독경제를 피할 수도 없고, 피하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업자는 중독경제 속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아야 하고, 또 개인들은 중독경제가 주는 혜택은 모두 누리면서도 중독은 피해야 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중독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중독경제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중독경제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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