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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K숲 2022. 8. 11. 08:00

[정두영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복잡한 인생,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침 알람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운동화를 신고 뛰어나가는 모습은 영화나 광고 속에서의 설정일 뿐 실제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한 잔 마시며 적어도 한두 시간은 지나야 몸이 깨어나면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는 하루하루 누적된 스트레스를 채 해소하지 못하고 밤늦도록 유튜브나 SNS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발생하는 청색광이 뇌에 낮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이때문에 뇌는 흥분상태가 되고, 무의식적으로 타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함으로써 심리적인 자극에도 무방비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자극으로 숙면이 어려워지면 다음 날 낮까지 몸이 개운하지 않고 정신도 흐릿해 활력적이지 못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밤에 잠들기 어려워집니다. 잠들기 전의 밤시간을 디지털기기에 의존한 결과 잘 자는 일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심신이 피폐해집니다.

 

건강한 루틴
건강한 루틴

이같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와 건강한 루틴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습관을 가져 보세요.

 

아침 알람을 들으면 몸이 무겁고 활력이 생기지 않더라도 일단 움직이시고 낮에는 최대한 활동적으로 생활해 보세요.

 

운동은 낮시간에 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그러기 어렵다면, 늦어도 초저녁에는 마치는 것이 좋은데요, 마라톤 같은 격렬한 운동 후 바로 취침하려고 하면 몸에 긴장과 각성이 남아있어 피곤한데도 잠을 이룰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침대취침의 목적으로만 사용하시고, 낮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침대에 눕지 마십시오.

 

규칙적인 활동의 루틴을 지키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한데요, 활동의 시간인 낮에는 시계를 보면서 철저하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밤이 오면 긴장을 풀고 마음을 느슨하게 만들어 보세요.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기분 좋은 감촉의 잠옷을 입은 릴렉스한 상태로 아늑한 침구의 침대에 눕습니다. 혹시 잠이 오지 않더라도 자꾸 시간을 확인하지 말고 배꼽시계로 시간을 짐작하듯 많이 어두워졌네, 밤이 꽤 깊었네정도의 생각만 하면서 잠을 청해 보십시오. 그렇게 잠이 들고 다시 아침 알람에 일어나 낮의 모드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죠.

 

사회적 관계
사회적 관계

그렇다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떤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을까요?

자신이 원하는 것과 타인이 원하는 것을 조율해가며 관계의 거리를 측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나이가 들고 성장하면서 기본적인 관계의 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유치원과 학교생활의 시작으로 가족 이외의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 규칙과 규범을 배우기 시작하고, 사춘기에는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성장하게 됩니다. 20대 이후에는 연애나 결혼, 취업 등의 과정을 거치며 조직사회구성원으로서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게 되면서 인간관계가 더욱더 복잡해지죠.

 

1 1의 관계라고 해서 간단하지도 않은데요, 단짝부터 애인, 배우자까지 대면하는 문제가 복잡해지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다가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우울, 불안증세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조직에서의 전직이나 부서 이동, 성과에 대한 기대에 잘 대응해낼 수 있을까?’

‘시기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잘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주지?’

이런 생각들도 커다란 스트레스가 됩니다.

또한 입학이나 졸업으로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 멀어지는 일, 새롭고 낯선 환경의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 일들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여러 변화가 모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스트레스
스트레스

그렇다면 이 스트레스는 전부 나쁜 것일까요?

공부하며 생기는 스트레스의 완화를 위해 한적한 휴양지의 편한 침대로 장소를 옮긴다면 긴장이 풀리고 졸음을 이기지 못하게 되어 목표하던 결과에 이르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적당한 긴장이 필요한데요, 스트레스를 잘 활용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시간, 장소, 목적에 따라 약간의 긴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뇌에서 스트레스를 인지하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도 가빠지면서 온몸으로 산소를 보냅니다. 그러면 긴장해 있는 근육이 에너지를 사용해서 싸우거나 도망갈 준비를 하며 스트레스에 대항하게 되는데요, 만약 이런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야생의 동물이 급성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반면 현대인들은 만성적 스트레스에서 놓여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전시상황과 비슷한 긴장감을 지속해서 느끼면 우리 몸은 계속 응급상황에 대비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몸이 안정되어 있을 때 수행해야 하는 기능이 마비되면서 몸의 균형이 깨지고 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우울이나 불안에 빠지고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반응이 지속되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변화를 통해 패턴을 바꿔나갈 수 있는 존재,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라고 스스로 칭찬하고 힘을 북돋우며 계속 배워나가야 스트레스를 잘 활용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초반에 말씀드린 잠잘 자는 방법을 예로 들자면, 하루 잘 자는 노력을 했다고 해서 다음날 바로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계속되어야 몸과 마음에 패턴이 생기는 것인데, 어제 일부러 커피도 마시지 않고 샤워도 하고 긴장 푸는 연습까지 했는데 깊이 잠들지 못하고 악몽을 꿨다고 생각해 버리면 결과 중심의 사고를 하게 되어 더 이상 배워나갈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가 그래도 오늘은 이런저런 노력을 했지”라고 생각해야 그 행동을 지속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새로운 패턴을 배워나가다 보면 더한 역경도 헤쳐나갈 힘이 생깁니다. 불면 패턴의 개선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대처 훈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서 복잡한 삶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되길 바랍니다.

 

인지, 정서, 수면, 각성, 사회성 이런 여러 가지 축은 모두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 하나가 나빠지면 다른 것들도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 연쇄효과로 악순환이 계속될 수도 있죠. 그렇게 만성적인 긴장 상태에 처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되어 머리도 나빠지고 몸도 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어느 분야에서 바꾸는 노력을 해볼지 결정하고 실행해 보면 이것들이 서로 연쇄반응을 일으켜 상승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한 번에 되지 않더라도 노력해 보시고 노력하는 자세에 대해서 스스로 칭찬을 해보세요. 이렇게 <성장마인드셋> 배워가며 “마음은 단단하고 인생은 유연하게”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인생에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방송대지식+ [나이 들면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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