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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잘 작동하려면?

K숲 2022. 8. 15. 08:00

[정두영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뇌 잘 작동하려면?
뇌 잘 작동하려면?

 

뇌의 주요 역할감정과 인지를 관리하고, 인간관계를 꾸려나가고, 체력을 유지하는 것인데요, 인지기능, 부정정서와 긍정정서, 각성 조절, 사회성의 다섯 요소가 적절히 잘 작동해야 뇌기능이 원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지기능인 집중력, 기억력 등은 다른 것들에 영향받기 매우 쉽습니다.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계획도 계산도 잘 해야 하지만 긴장을 풀지 못해 시험을 망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고나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는 정서 조절 능력도 함께 떨어지게 하는데요, 이러한 기능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부정정서에는 우울, 불안, 외로움 등이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의 우울한 감정은 집중, 수면, 사회활동에 모두 나쁜 결과를 가져오고 자존감 저하를 초래합니다.

우울감을 크게 호소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도 있지만, 진단기준에 의욕이 없음, 즉 무욕감만으로도 다른 증상들이 동반되면 우울증으로 진단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고생하더라도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얻으면 기쁘고, 노력의 보상 경험 때문에 다음에도 힘든 일을 기꺼이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긍정정서의 영향입니다.

과거에는 시간을 들여 곡식을 키우거나,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얻는 것으로 보람을 느꼈을텐데요, 현대에는 마약과 약물, 도박이나 코인, 주식 단타, 쇼핑중독이나 SNS의 좋아요 중독 등 즉각적인 즐거움을 취할 수 있는 인공자극의 추구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일매일 정성을 다해 식물을 키우는 것보다 강하고 빠른 즐거움을 주지만, 오래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이처럼 급격하게 기분 좋고 그 즐거움 또한 금방 사라져버리는 것들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더 강한 것을 반복적으로 찾게 됩니다.

그러나 충동구매가 무섭다고 쇼핑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도박성 주식거래가 무서워 우량주 장기투자도 멀리할 수 없듯 긍정정서를 잘 다루어야 인생에 플러스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작고 쉽게 느낄 수 있는 긍정정서가 필요한데요, 자신 안에 이것이 좀 두텁게 형성되어 있어야 중독성 있는 쾌락을 경험해도 쉽게 중독에 빠지지 않습니다.

산책이나 명상, 친구와의 수다, 규칙적인 운동 등 저마다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정서를 다양하게 키워보세요.

 

장거리 비행으로 시차를 겪으면 몸도 찌뿌둥하고 머리도 맑지 않아 기분이 좋을 수가 없는 것처럼 각성과 수면도 인지, 정서와 영향을 주고 받는데요, 우울증 환자가 불면으로 고생하는 것은 너무 흔한 얘기죠.

 

마지막으로 참으로 어려운 사회성, 대인관계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함께 있어서 기쁘고, 함께 있어서 괴로운 존재입니다. 함께하지 못하면 외로우니 생각과 느낌을 서로 잘 나눌 수 있는 친구나 연인을 만들기도 하고요, 친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팀이나 조직을 만들어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도 사회성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심리적 유연성
심리적 유연성

대학만 합격하면, 취직만 잘 되면,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나면...... 그러면 “불행 끝, 행복 시작!”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게 진화되지 않아서 비싼 차를 사도, 큰 돈을 벌어도 그 즐거움은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긴 인생을 여행하며 어떤 경험을 쌓아 나갈 것인지, 그것을 누구와 어떻게 공유하고 격려하고 때로는 다독이며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완벽한 것만을 추구하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한 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긴 여행인 인생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우리에게 건강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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