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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의 마음을 열어주는 마법의 한마디!

K숲 2024. 11. 12. 08:05

[이정아*부모교육전문가]

 

사춘기, 준비되지 않은 건 부모도 마찬가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춘기를 같이 보내면서 부모님도 매우 힘드실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 또한 교육 경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아이하고 지내면서 서로의 입장 차이, 이해도가 좀 부족한 부분을 느끼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공감하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건 아닌가. 어떤 부분에서 아이한테 이렇게 내가 좀 더 신경을 못 썼던 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하는데, 사실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들 정말 열심히 잘 키우셨어요. 그런데 부모님들이 자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나의 교육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이 아이를 또 잘 무언가 충족해 주지 않았나’하는 자책을 많이 하게 돼요.

그리고 부모의 기대가 높을 수도 있는 거고. 자녀라고 할지라도 부모와 기질이 다를 수 있어요. 그런데 이제 그 기질이 나와 맞지 않으니까 또는 아이가 부모님 뜻대로 잘 안 되니까 많이 속상해하시는 거죠.

 

임신, 출산 전에는 내가 아기를 낳아서 어떻게 키워야 하는 것에 대한 방법들을 열심히 공부하시는데 사춘기는 쉽게 생각을 하세요. 저 또한 그랬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어렸을 때 아주 편안하게 지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사춘기가 왔다는 것에 잘 인지하지 못했고 준비하는 단계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부모님이 아이와의 대화를 굉장히 힘들어하세요. 상담하러 오시는 부모님들을 보면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아이가 이렇게 심하게 엄마한테 심하게 말하고 방문도 잠그고,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고 하니까 너무 답답해요.”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그래서 사춘기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은 예방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사춘기 교육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춘기의 변화

사춘기 시기에는 호르몬이라든지 뇌의 변화, 그 외의 다양한 요소들에 의한 변화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개입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 시기예요. 소위 말하면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볼게요.”라는 시기인데, 부모님들이 갑자기 아이가 이렇게 멀리하고 그러니까 “아니, 왜 나를 멀리하는 거지? 내가 뭘 잘못했나 말만 하면 사춘기니깐 건드리지 말라고만 하는 거지?” 또는 “아니, 사춘기가 무슨 벼슬이라고 내가 눈치를 봐야 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감정은 기복이 있지 않습니까? 감정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나’가 아니에요. 화가 나는 거, 슬픈 거, 기쁜 거, 행복한 거 이런 게 다 나를 통해서 지나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도 그것이 ‘나 자체’인 것처럼 아이들은 느끼고 있어요. 자기도 모르는 주체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 그런 것들이 아이들 마음과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독립되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죠.

사춘기에 부모가 해야 할 세 가지

부모님들은 아직도 아이들을 유아기 때처럼 생각하세요. 그러다 보니까 “어, 이 녀석 봐라. 내 자식인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먼저 믿어주는 것을 먼저 하셔야 해요.

 

1. 믿어주기

첫 번째 믿어주셔야 합니다. 방문을 열었는데 아이가 핸드폰을 보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 하고 있었어?” 일단 뭐 하고 있었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사춘기 아이한테는 ‘나를 믿지 않는구나. 난 지금 열심히 과제를 하고 있는데 엄마 눈을 보면 너 또 게임이야.’ 말은 안 해도 표정에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느껴요, 아이들이.

그래서 일단은 아이들한테는 필요할 때에 들어와달라고 하면 들어가고, 요구할 때 부모로서 요구를 들어주는 거로 바꿔보신다면 도움이 많이 되실 거예요.

 

폐쇄적으로 아이가 혼자 있으면 걱정이 되죠. ‘도대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또 친구 관계가 안 좋은가? 엄마가 모를 또 무슨 고민이 있나. 또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된 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하세요.

제가 아들한테 실질적으로 물어봤어요. “왜 너의 [방의 영역]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니?” 그랬더니 아들이 얘기하더라고요. 학교에서 여러 가지 일로 엄마가 생각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한다고요. 교우관계도 그렇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어떤 학업이라든지 경쟁적인 그런 것들이 많잖아요. 입시 같은 데서 오는 본인이 힘든 부분이 있는 거예요.

 

청소년기가 아니면 다 같이 어울려 있는 게 좋은데 청소년기다 보니까 자기만의 고요함이 필요한 거예요. 마음속에 계속 출렁거리는 자기 마음을 아까도 주체할 수 없다고 그랬죠. 그럴 때 뭔가 아늑하고 따뜻한 자기만의 공간을 찾는 거죠. 그런데 엄마는 그걸 모르고 “너 왜 안 나와? 밥 먹자고!” 자꾸 잔소리하시잖아요.

실제로 아이들은 잔소리를 정말 듣기 싫다고 해요. 제가 면담을 해봤어요. 상담했던 학생들 다 불러놓고 물었더니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엄마의 말을 듣기 싫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리고 엄마의 말이 잔소리라고 생각하냐고 물어봤더니 잔소리를 넘어 그 이상으로 나를 통제하고 지적하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단어로 들린다고 했어요.

그리고 똑같은 엄마들을 상담했더니 엄마들은 ‘한 번도 통제한 적이 없다. 사랑의 대화로 했다.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애정이다.’라고 표현하셨어요.

그렇다면 뭐겠어요? 엄마와 자녀 간의 대화는 똑같은 걸 하고 있지만 다른 걸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있게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너 OO 했지?” 뭔가 확인하고 점검하는 말을 되게 싫어해요. 어머님들 대부분 그렇게 물어보세요. 그러니까 이렇게 물어보시는 걸 조금 줄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2. 다정하기

물론 책에는 좋은 말이 많이 나와 있어요. ‘그랬구나~’ 이런 거. 그런데 실제로 해보시면 잘 안 되세요. 이것만 명심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이 상태를 그냥 인정하고 들어주는 것. 그러니까 “너 OO 했지?”가 아니라 “OO 했구나”로 바꿔주세요. 예를 들면 “세수했구나, 일어났구나.” 이게 이거 굉장히 쉬워요.

이론학적으로도 그렇고, 메시지 전달법같이 좋은 얘기들이 많아요. 실제로 그건 실천하기가 좀 어려우니까 “~구나”로 끝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면 “오늘 학교에서 힘들었겠구나.” 이렇게요.

3. 공감하기

괜히 아이가 하교하고 집에 오면 얼굴이 안 좋아 보여요. 그러면 엄마는 걱정이 되는 거예요. 선생님하고 무슨 일이 있나, 아니면 친구들 사이에서 뭘 했나,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잖아요. 그러면 또 “아니, 오늘도 왜 이렇게 화가 났어?” 이렇게 물어보세요. 본인은 이미 학교에서 너무 화가 나 있어요. 그런데 자꾸 물어보면 정말 대화하기 싫어요. 그러니까 엄마를 딱 보고 방으로 문을 탁 닫고 들어가 버리는 것이고요. “아유, 학교 갔다 왔구나. 아, 힘들었겠구나. 방에 들어가. 그래, 화가 났구나.” 그러고 나면 이제 나중에 물어보면 말해줘요. 자기도 미안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사실 어머니 입장도 이해가 가요. 다른 데 나가서 내 자식이 버릇이 없다고 소리 들을 수도 있는 거고. 부모가 제대로 안 가르쳤다고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엄마들이 아이들한테 다그치는 게 책임감이 강해서 그래요. 어머님들, 책임감을 조금 가볍게 내려놓읍시다.

 

지하철 타면 노약자석이 있지요. 이런 것처럼 사춘기 시기도 배려받아야 하는 시기인 거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믿어주기 / 어떤 일이 있어도 다정하기 / 먹구름이 몰려와도 들어주고 공감하기] 이 세 가지를 기억해주세요.

왜 내 자녀에게만 안될까?

부모님들이 미어지는 마음을 너무 잘 알아요. 저는 교육학자인데도 자식을 대하는 마음이 그렇게 교육학처럼 이성적으로 되지 않아요. 객관적으로는 되는데 내 자녀한테만 안 돼요. 왜 그러냐면 첫 번째, 자녀에 대한 사랑이 너무 크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 우리 아이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 거기에는 약간의 욕심도 좀 들어갈 때가 있어요. 세 번째는 품 안의 자식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성적으로는 독립체라고 인정하지만, 아이를 보면 덩치가 커도 아기 같은 거예요. 자녀를 독립시키기보다는 소유물로 바라보는 게 있죠. 아이가 뭐가 잘못되면 그게 내 책임 같은 거죠. 그런데 옛날에 애가 아닌 거예요. 유치원 때,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애가 아니고 정말 내 아이 같지가 아닌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굉장히 물밀 듯이 오는 혼란함이 있지요.

 

저는 이런 사춘기 자녀를 ‘탈을 쓴 우리 아기’라고 표현했어요. 아기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머님들 지금 얼마나 뭉클하세요. 아기 때 그 사진을 프로필로 쓰는 어머님들도 많아요. 왜냐면 그때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고양이가 이렇게 뿔이 있는데 그때 너무 상처를 받으니까 더 속상하셔서 그러는 건데 그 아기예요. 원래 그 아기가 커서 몸집이 크고 그렇게 큰 아기예요. 다만 지금 사춘기의 탈을 쓰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러니까 딱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문 열면 ‘사춘기 탈 쓰고 들어오네!’ 이렇게 맞이할 준비를 하시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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