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붕년*소아청소년 정신과 교수]

애착이 형성된 36개월 이상의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의 자기조절을 하는 과정, 그리고 학교를 들어가면서 타인과의 공감 능력을 발달시키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4~7세, 자기조절의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
어릴 때 그렇게 엄마만 따르고 엄마와의 놀이 활동을 가장 즐거워했던 아이들이 4세 가까이 되면 이런 식의 모습을 보입니다. 하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그것을 방해받게 되면 굉장히 화가 난 모습. 또 하나는 세상에 있는 다양한 물건들에 대해서 새로운 실험을 하지만 부모가 보기엔 너무 위험해 보이고 걱정되는 행동들입니다. 바로 이 시기가 4살부터 7살까지의 아이들의 발달과 관련된 겁니다.
아이들의 사회적 환경의 가장 대표적인 건 뭘까요? 학교죠. 사회적인 환경이라고 하는 학교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필수적인 내용들을 모두 다 완성해가는 시기가 바로 이 4~7세까지의 아이들의 발달입니다. 그래서 자기조절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본인이 충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또 당장 뭘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그것을 조금 참을 수 있는 능력도 생기는 시기죠.
우리 뇌에서의 발달과정에서 본다면 0~3세까지는 다양한 뇌가 기본적인 능력들을 모두 갖추는 그런 시기라면, 4~7세 사이의 발달은 대뇌 피질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 대뇌 피질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기본적이고 전체적인 조절 능력 발달, 의사소통에서의 적절성, 인지과정에서의 능력 발달을 포함합니다. 또 정서가 굉장히 다양해지는데요. 한두 가지의 정서가 아니라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정서를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표현능력, 또 중요한 건 그 표현을 상황과 대상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정서 조절 능력까지를 포함하는 정서적인 발달이 굉장히 많이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신체활동과 뇌의 발달
동시에 신체활동 능력도 극대화되는 시기입니다. 많은 연구들이 이 시기의 신체활동에서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아이들의 손목이나 발목의 액티그래피(actigraghy)라고 하는 활동 측정 장치가 있습니다. 그건 데이터베이스처럼 자동으로 아이들이 활동할 때마다 기록되는 것인데요. 유치원 다니고 있는 남자아이들에 관한 연구를 저희가 같이 수행한 바가 있어요. 물론 약간 극단값이긴 합니다만, 하루 동안의 움직이는 남자아이들의 활동량이 10km에서 15km까지 올라갔습니다.
오늘 제가 강의하고 있는 대학로를 기점으로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여기서 아이가 출발합니다. 동대문을 지납니다. 그리고 동대문에서 동대문운동장을 지나고 그다음에 장충체육관을 넘어서 그 다음에 2호 터널로 들어갑니다. 거기까지도 불과 5~6km밖에 안 돼요. 녹사평, 이태원 근처죠. 그리고 용산을 지나서 그리고 동작대교를 건너서 또는 반포대교를 건너서 세빛섬 있는데 근처까지 가서 아이가 활동하는 양. 그게 대략 10km 정도 됩니다. 하루 동안에 한 명의 4세에서 7세 사이의 남자아이가 움직이는 범위가 그 정도 양이라는 거예요.
물론 굉장히 개인차가 있어요. 남녀 차이도 있고요. 또 남녀 차이가 있다고 해서 여자들이 다 활동력이 적은 것도 아니에요. 여자들 안에서도 개인차가 있어요. 그래서 이거는 사실은 평균과 평균값 중에서 좀 높은 평균값을 얘기하는 것인데.
그러면 이 아이들을 측정한 액티그래프가 숲유치원이나 이런 데서 측정한 거냐? 아니에요. 그냥 작은 어린이집, 아파트 단지에 있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측정한 겁니다.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한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이 정도로 활동량이 많은 아이에게 우리가 어느 정도 활동을 허용하고 있는가. 실제로 이렇게 활동량이 많은 아이에게 활동을 억제를 너무 많이 하게 되면 이 아이들이 활동에 대한 욕구가 계속 누적됨에 따라서 나중에 활동에 대한 조절을 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오히려 정서적인 문제로 이게 전이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분노 조절이 잘 안된다거나 행동 문제가 더 심해지는 양상으로 보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지요? 건강한 아이인데 ADHD처럼 오해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니까 이 시기에는 어떻게 보면 조절 능력보다는 활동량이 훨씬 많은 때이기 때문에 그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신체적 활동을 많이 허용해줘야 하는 시기입니다.
신체적 활동을 함께 하면 자연스럽게 조절 능력이 같이 발달해서 나중에 학교에 들어갈 시점쯤 되는 만 6~7세 사이에는 이게 거의 조절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발전해요. 그리고 7세쯤 되면 본격적으로 학교생활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앉아있을 수 있고 기다릴 수 있고 함께하는 데 있어서 규칙도 지킬 수 있는 아이가 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아이들이 너무 활동적이다, 충분한 활동을 제공하지도 않고 자꾸 부정적으로 아이를 보고, ADHD라고 자꾸 말씀하시는 건 정말 조심하셔야 할 문제입니다.
물론 소수의 아이는 이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 아이들은 이 활동량이 이 아이들보다 훨씬 더 높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더라는 것입니다.
이 피질 액티비티가 정말 많이 늘어나요. (대뇌)피질이란 것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그리고 신경세포인 뉴런의 마디가 같이 위치하는 데예요. 그러니까 그 부위가 커진다고 하는 건 그만큼 기능적인 발달을 계속한다는 뜻이거든요, 뇌가. 그러니까 그 변화를 담당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신체활동이기 때문에 신체활동을 충분히 하게 해주는 건 정말 뇌 발달에 이 시기 때 정말 중요하다, 이걸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신체활동을 늘리는 방법
그러므로 이 시기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님들은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에 관심을 가지셔야 해요. 이거는 미국의 NIMH라고 하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립보건원 같은 곳에서 아이들의 신체활동을 늘리는 방법들을 이렇게 한번 해보시라고 제안을 한 겁니다.

근데 왜 피라미드로 만들었느냐? 아래쪽일수록 더 많이 하게끔 하라는 거고요. 위에 있는 것은 가능하면 줄이라는 겁니다. 맨 위에 있는 게 뭐죠? 텔레비전, 스마트폰, 컴퓨터 이런 거 하는 거예요. 이런 활동을 줄여야 하지만 신체활동이 늘어난다는 거예요. 당연하죠. 네 살, 다섯 살, 여섯 살 때 너무 많이 컴퓨터나 게임이나 텔레비전이나 이런 데 노출을 많이 시키시면 신체활동이 당연히 줄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그 신체활동 줄어든 건 어떤 역할을 한다. 우리 뇌 발달에 있어서 신체적 활동의 수요를 채우지 못하게 되니까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그럼 뭘 해야 할까요? 아이의 신체활동을 늘린다고 해서 꼭 학원을 보내고 수영장 어디 등록시키고 이런 것만 하는 게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 가정 내의 다양한 활동들에 아이를 참여시키라는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아이한테 잘하기를 기대하지는 마시고, 청소, 그리고 아이가 바닥을 닦는 거, 그리고 강아지 산책할 때 같이 동반하는 거, 엄마가 아이랑 같이 쇼핑 갈 때 같이 데리고 가는 거, 아이한테 조금 더 움직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 활동을 놀이터에서 허용해주는 것, 집 주변과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에 아이들 가능하면 참여시켜서 격려해 주라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아이가 갖고 있는 신체활동의 일정 부분이 충족이 됩니다.
그것에 더해서, 진짜 운동을 좀 시키는 거죠. 이때 대부분의 많은 어머니들이 4, 5, 6세가 되면 남자아이들은 특히 더 운동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운동시키는 걸 많이 하십니다. 계절별로 좀 다르게. 그래서 여기 나와 있는 대로 간단한 형태의 구기 종목 같은 운동을 천천히 시켜 본다든지, 우리나라는 또 태권도와 굉장히 아주 인기가 좋으니까 태권도 너무너무 좋은 운동이고요. 규칙도 배우고 신체활동도 할 수 있고 그래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계절에 맞게 시키는 것. 그게 두 번째 제안이에요.
세 번째 제안은 그것과 연관되는 것인데, 가까운 또래들과 어울리게 해주라는 겁니다. 우리가 아까 0세부터 3세까지의 발달을 통해서 만 3세가 되면 드디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모든 능력이 완성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거를 4세부터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본격적으로 유치원 안에서의 활동, 또 동네 안에서의 친구들끼리 활동. 어머님 모임 안에서 어머님들은 모이시고 아이들은 놀 수 있는 그런 형태의 다양한 GYM 같은 데서 한다든지 또 그런 것이 잘 갖춰져 있는 키즈카페 이용하신다든지 이런 것들.
그래서 이런 다양한 그것들이 융합돼서 신체적 활동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아이들의 4~7세를 건강하게 보내고 대뇌 피질을 두껍게 만들어주고 그걸 통해서 아이들의 조절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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