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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에 대한 오해와 진실

K숲 2025. 1. 14. 09:21

[박용우*가정의학과]

 

 

지방간의 진단

지방간같은 경우에 진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간 무게 5% 이상 지방에 쌓여 있을 때 지방간이라고 얘기합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임상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간생검을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한데 멀쩡한 간에 조직 검사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보통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고 초음파검사에서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초음파에서 지방간이 보일 정도면 이미 간에 지방이 20% 이상 쌓여 있어야 됩니다. 한참 진행된 다음에 초음파에서 지방간이라고 나오는 거예요. 초음파에서 지방간이라고 진단을 받으신 분들은 많이 진행이 된 겁니다.

“저는 피검사를 해봤는데 간기능 수치가 정상이던데요.” 네, 대개 정상으로 나옵니다. 간기능 수치가 올라갔다는 얘기는 단순 지방간이 아니라 간세포에 지방이 끼면서 간세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서 터지면서 간 세포 안에 있던 효소가 혈액으로 빠져 나와 수치가 올라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미 지방 간의 상태가 심해져서 지방간염 수준까지 갔을 때 간기능 수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초음파에서 괜찮다, 피검사에서 간기능 수치가 정상이다라는 결과만 갖고 “저는 아직은 간은 괜찮은 것 같아요.” 하시면 그 대답은 아닙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간접적으로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공복혈당 또는 공복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해에 들어서 참고치를 벗어나서 공복혈당이 100이상,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 이상 올라갔다면 한번쯤은 의심해 보셔야 됩니다. 혹시 간에 기름이 끼지 않았나.

 

비올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특징

조직 검사 결과로 비알콜 지방간 질환으로 확진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가지고 통계적으로 비교를 해봤어요. 상대적으로 비알콜 지방간 질환인 사람들에게서 비만이 많았구요. 상대적으로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이 동반돼있는 사람들이 많았고요. 비만하지도 않고 당뇨병도 없는데 지방간이라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인슐린 저항성이 있었습니다. 살이 찌지 않더라도 결국은 마른 지방간, 마른 비만이 되면서 당뇨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인 겁니다. 그리고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증가했고요. 특히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 즉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부족한 경우 지방간 질환 발생이 대략 4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비알콜 지방간 질환은 인슐린저항성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비알콜 지방간 질환이 있게 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면 비알콜 지방간이 더 악화됩니다.

 

날씬하다고 안심 금물! 마른 비만

비만은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고 내 몸이 망가졌기 때문에 살이 찌는 현상, 배가 나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망가졌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지방간과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그래서 지방간과 인슐린 저항성을 치료해야 뱃살에서 벗어날 수 있고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겁니다.

특히 여성들이 체중계 눈금에 집착하고 특정 숫자에 집착하다가 조금만 체중이 늘면 어떻게 하죠? 적게 먹거나 굶어서 다시 체중을 낮추죠. 그러면 그때 어떻게 됩니까? 지방이 빠지는 게 아니라 근육이 빠집니다. 그리고 다시 또 과식, 폭식으로 이어지면서 체중이 늘고 체지방이 늘겠죠. 그러고 다시 또 다시 적게 먹거나 굶어요.

그러니까 다이어트를 수차례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근육량은 줄어들고 지방량은 늘어납니다. 체질량지수는 표준 내지 표준보다 미달이지만 체지방량은 많아지고 겉으로 보면 팔다리 근육은 가늘면서 배만 볼록 나와 있는 그런 체형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이런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지방간 소견을 보입니다.

그러면 이런 분들은 어떻게 치료를 해야 되죠? 식욕억제제를 먹어야 하나요? 아니죠. 잘 챙겨 먹고 운동을 해서 근육량을 늘리고 설탕, 밀가루, 술을 끊어서 뱃살을 빼야하죠. 이게 치료입니다.

마른 비만의 지방간이 특히 뚱뚱한 사람들에게서 오는 지방간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진단도 쉽지 않을 뿐더러 대사이상으로 훨씬 빨리 가고 심혈관질환 사망률 더 높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직은 체중이 정상 범위 안에 있으니까 괜찮을꺼야.’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돼요. 내가 마른 지방간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꼭 하셔야 됩니다.

 

지방간의 치료

지방간은 약물치료가 없습니다. 우리는 사실 어떤 질병이 있게 되면 “뭘 먹어야 돼요? 어떤 약을 먹어야 돼요?” 뭘 먹어서 치료하는 것만 생각하거든요. 지방간의 경우에는 먹어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간을 일으키는 음식을 먹지 않아서 치료하는 겁니다.

 

지방간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음식. 과당, 술, 상대적인 탄수화물의 과잉섭취입니다. 그러면 일단 술 끊고 과당을 끊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되겠죠. 이렇게만 해도 간은 빠르게 회복이 됩니다.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난 장기거든요. 몸 속의 간의 75%를 떼어내서 남에게 줘도 6주에서 12주 사이에 다시 원래의 간 형태로 돌아올 정도로 재생능력이 뛰어난 장기가 바로 간입니다. 간은 충분한 휴식만 취하게 해주고 무리하게 일을 시키지만 않으면 빠르게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까지 치료를 어떻게 해 왔죠? 지방간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술을 끊고 과정을 끊는 게 아니라 “간장약 뭐 먹어야 해요? 어떤 음식이 좋아요?” 약을 찾고 뭔가 이걸 해결해 줄 수 있는 무언가 획기적인 음식을 찾았지 술을 끊고 과당을 끊어야 된다는 생각은 안 했단 말이에요. 지방간은 지방간을 유발하는 식품을 끊는 게 첫 번째 치료입니다. 지방간을 유발하는 음식을 한 달만 끊어도 간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얼마나 획기적인 치료입니까.

술 과감하게 끊고 전체적인 탄수화물의 총 섭취량을 줄이면서 몸에 좋은, 있는 그대로의 재료로 만든 통곡류라든지 콩류라든지 또는 채소나 해조류 이런 음식들로 배를 채우면서 좋은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간에 회복을 기다리는 치료. 이게 바로 지방간의 치료입니다. 그 다음에 규칙적인 운동, 간간이 굶는 간헐적 단식, 이를 통해서 간에 끼어 있는 기름을 빠르게 뺄 수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는 현재 비타민 B2라든지 또는 글리타존 계열의 약물이 나와 있기는 하나 보조적인 치료의 개념이지 절대적인 치료약이 아닙니다. 현재까지 지방간은 비약물 치료가 주축이 되어 있어요.

 

평생 관리하는 몸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지금의 몸 상태를 건강한 몸으로 돌리는 치료의 개념으로 갈 거냐? 그게 인슐린저항성과 지방간을 정상으로 돌리는 겁니다.

 

술 끊고 설탕, 밀가루 끊고 탄수화물 줄이고, 포화지방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간헐적 단식과 운동을 적절하게 집어넣고, 염증을 조절하고, 숙면을 취하고. 이렇게 한 달만 해보면 내 몸이 드라마틱하게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거든요. 이게 치료니까요. 다시 내 몸이 망가지더라도 일단 지금 현재의 몸 상태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치료를 지금 이때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계속 진행이 돼서 나빠지고 있는 것을 치료의 시기를 놓쳐서 평생 관리할 건지 아니면 지금 이 순간 내가 치료 모드로 돌입해서 다시 건강한 몸을 만들 건지 그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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