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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위기 ‘갱년기’

K숲 2024. 2. 29. 17:00

[안지현*가정의학과 전문의]

 

갱년기가 노화인지 치료를 해야 되는 질병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여성의 갱년기는 가임기가 지나고 완경이 되면서 그 후의 기간이 있는데 그 수년간을 갱년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게 완경이 되는 순간 “어, 나는 이제 이제부터 폐경이고 이제 갱년기다.” 이게 아니라 그 전부터 호르몬이 떨어지기 시작하니까 나도 모르는 증상들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갱년기, 폐경이 되는 나이가 50~51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평균 49.7세라고 그래요.

그런데 50대~40대 중반부터 갱년기 증세가 시작되는 사람도 있지만 이외에도 요즘은 30대, 40대 초반에도 이런 증상으로 호소하는 분이 있어요. 이렇게 호르몬 관리가 부족해서 조기에 갱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갱년기일 경우, 50~51세에 완경이라고 해도 45세부터 난소기능이 조금씩 떨어져요. 그런데 조기에 갱년기가 오는 사람은 30대 중반에서부터 이런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조기에 증상이 나타날까요. 이런 조기 갱년기의 첫 번째는 스트레스입니다. 그 다음에 불규칙한 생활 습관, 또 무리한 다이어트. 이외에도 잠을 못자는 등 불규칙한 수면습관같은 것들이 조기 갱년기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이 또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또 일찍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갱년기의 증상

여자들의 갱년기 증상은 초, 중, 말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초기증상을 알아볼까요.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나는 증상들은 약 75%의 여성들에게서 나타납니다. 이런 증상이 1, 2년 만에 사라지는 분도 있지만 25%, 즉 4분의 1은 5년 동안 지속되기도 하고, 거의 평생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증상이 제각각이에요. 그래서 약간 덥다, 밤에 자주 깨는 정도다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이게 너무 힘들어서 불면증으로 이어지고 연쇄적으로 악화가 되는 사람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증상이 왔을 때 악화되는 인자들이 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는 것이 뇌혈관 운동의 자율신경장애 때문에 그렇거든요. 이것이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는 매운 것, 뜨거운 것을 자제하시면 좋고요.

 

이것 말고도 초기에 나타나는 게 우리가 성욕도 감퇴되긴 하지만 비뇨기쪽의 문제입니다. 보통 이전보다 방광염이 자주 걸린다고 표현하게 됩니다. 우리가 피부만 얇아지는 게 아니라 생식기 피부도 얇아져서 잦은 방광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얼굴도 처지고 인상도 되게 강해지는 등 피부 노화도 눈에 띄게 됩니다. 완경 후 3년 동안 콜라겐이 무려 30% 이상이 떨어진다고 그래요.

 

감정적으로 큰 변화를 느낍니다. 짜증도 많아지고, 혼자서 우울하고 눈물나고, 갑자기 싸우게 되고. 이게 내 탓이 아니라 뇌에서 그런 신경전달물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감정적 변화의 증상을 그냥 무시하다가 나중에 홧병, 공황장애, 우울증 약 먹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그리고 또 기억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왜 사람들이 갱년기 때문에 왜 깜빡깜빡 하고 치매 걱정도 하시잖아요. 그런 것들이 이런 증상입니다.

 

말기에는 어떤 후유증이 있을까요. 일단 제일 중요한 게 골다공증 같은 골격계와 심혈관 질환입니다.

 

먼저 골다공증인데요. 완경,폐경이 된 시점에 꼭 골밀도검사 해 보셔야 돼요. 증상이 없어요. 우리가 골다공증 초반의 증상이 없는데 그냥 그러고 나서 지나다가 우연히 삐거나, 발가락에 금이 간다든가 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왜냐하면 30대 우리가 골밀도가 최고 수치였다가 40~50대에 점점 이게 골밀도가 떨어지는데 뼈가 잘 만들어지게 해주는 여성 호르몬이 뚝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골다공증은 약이 없고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이미 뼈가 약해지고 구멍이 나면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꼭 갱년기에는 증상이 없어도 골밀도검사를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 말기의 후유증으로 심혈관계 질환이 있습니다. 그 발단이 되는 것이 고지혈증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확 올라가요. 아무리 날씬하고 식단 조절해도 이게 호르몬적으로 내지는 유전 인자같은 가족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약을 먹고 조절해야지 그냥 지나가게 되면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의 경우 50대에 시작해서 60대가 되면 갱년기 증상이 최고점에 이르게 됩니다. 남자도 짜증이 늘어요. 두 번째는 짜증보다는 무기력해져요. 일하기 싫어하고 의욕이 떨어지고 지금까지 잘했던 사업, 잘했던 직장을 다니기 싫어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건강검진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늘 피곤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이 남자 갱년기라고 할 수 있고, 이럴 때는 호르몬 검사를 보면서 체크하는 게 좋습니다.

갱년기 증상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

갱년기 치료

그럼 갱년기에는 호르몬이 떨어진다는데 꼭 치료해야 할까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는 치료를 무조건 다 권하지는 않아요.

 

여성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사람너무 일찍 조기 폐경된 사람, 그 사람들은 50대까지 호르몬 유지해줘야 되기 때문에 저희가 호르몬 치료를 권합니다. 그렇지 않고 정상적인 시점에 완경이 된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방해되고 힘들다면 치료를 하시는 게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식품 등으로 도움을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누구나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단 유방암, 난소암 등 이런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을 앓고 있는 가족력이 있으면 치료가 안 됩니다. 간질환이 있거나 알 수 없는 부정 (질)출혈이 있으면 이런 치료를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런 증상이 심하면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남성들도 증상이 너무 심하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남성들은 주로 호르몬보다 심리적 위안이 더 도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호르몬을 강화시켜주는 셀레늄, 아연이 많이 든 식품(굴 같은) 같은 것을 잘 챙겨 드시면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호르몬 치료보다 정말 중요한 건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이죠.

똑똑한 음식이 건강한 중년을 만들기 때문에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먹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칼슘이 많이 든 우유, 치즈, 두부, 뼈째 먹는 생선같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커피나 알코올이 칼슘 흡수를 방해합니다. 따라서 갱년기때는 알콜이나 카페인, 탄산음료를 줄여야하겠습니다.

특히 갱년기 이후에 순환도 안 되고 많이 부어요. 저염식, 저지방 식단을 유지해야합니다.의사들이 제일 많이 권하는 것이 콩(대두)입니다. 콩에는 이소플라본이 있어서 많이 애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생활습관을 위해 숙면에 필요한 꾸준한 운동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체중도 적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여성은 허리둘레 85CM 이하, 남성은 90CM 이하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금주, 금연, 충분한 수면습관을 잘 유지해서 갱년기 극복을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갱년기는 힘든 시기를 거치는 통과의례일 수 있지만, 나의 건강을 한번 돌아보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를 잘 거치면 오히려 삶의 지혜를 주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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