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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많이 읽으면 공부도 잘할까

K숲 2024. 3. 8. 18:06

[오현선*독서교사]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도 잘하나요?

책을 읽고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고 나서 얻을 수 있는 100가지 중에  한 가지 베네핏(benefit)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책 잘 읽으면 공부 잘할 수 있는데 보통 그런 친구들은 하루에 4~5시간 독서합니다.

 

독서의 힘을 공부력까지 가져가기가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독서를 많이하는 아이의 특징 또 한 가지는 학원을 거의 안 다니고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부모님이 같이 하시는 경우에요. 그만큼 독서량이 웬만큼 확보됩니다. 그래서 초등 고학년때 명작수준까지 있는 친구들이 그 힘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독서로 공부력을 키워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면 정말 큰 맘 먹고 독서를 1순위로 여기셔야 돼요. 아이들의 독서정서가 훼손되어 있어서 나중에 안 읽으면 나중에 힘들어요.

 

독서 잘해서 공부 잘하려면 공부를 해야 공부를 잘 하거든요. 공부하려면 공부에 대한 동기가 있어야 되고요. 의지와 함께 과목별 공부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걸 모르면 독서를 아무리 많이 해서 읽기능력 뛰어나도 공부 못하는 친구도 있어요.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아주 크게 보시고 가셔야 돼요.

 

문학의 힘

수능 점수 잘 나오고 언어 능력이 능력 뛰어난 친구들을 추적 조사해보면 추리소설과 판타지 소설 매니아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합니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에요. 왜냐하면 문학이 쉽다고 많이 생각을 하시는데 문학은 어려운 거예요. 생각보다 되게 어려워요. 그래서 작가가 숨긴 단서를 계속 찾는 거거든요. 작가와의 게임인데 그게 엄청난 지적 능력과 언어 능력을 필요로 해요.

그래서 독서 잘 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아이들의 부모님을 보면 아이가 읽고 싶은대로 두었더니 이게 연결이 되어서 자기가 알아서 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아요. 전략적으로 했더라도 아이들에게는 그 전략을 숨기고 재미있게 잘 하시는 분들이 성공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이제 초등학교 때 읽을 수 있는 최고의 문학이 명작단계라고 말씀드리거든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제인 에어, 톰소여의 모험 같은 명작은 배경지식이 조금 부족해도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의미들을 아이가 찾으면서 읽어 나갈 수가 있습니다.

 

명작의 특징은 주제가 한가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간 세상의 모든 걸 다 다루고 있어요. 사랑, 돈 욕심 그리고 인간관계. 모든 게 다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어서 초반에 읽을 때에는 “아, 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책인가 보다”라고 이해가 되다가 “이게 아닌가?” 계속 끝까지 탐구를 하게 되는 것이 그런 명작이거든요.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등장인물이 진짜 많이 나와요. 그러면 중간부터 헷갈리기 시작해요. 거의 탐독하듯이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명작을 읽게 되면 아이가 지적 수준도 올라가고, 독해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져요.

 

그래서 6학년에서 중1 정도 이렇게 독서력을 잘 쌓아온 친구들 보면 명작들을 읽습니다. 이제 6학년인데 청소년 문학을 진입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수준 높은 문학을 읽은 아이들은 비문학 지문을 권했을 때 읽고 이해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설프게 저학년부터 막 이것 저것 읽어야 된다고 두서없이 독서를 권할 경우 문학 읽기도 안 잡히고 비문학 읽기도 결국에 할 수가 없어서 다 싫어하게 됩니다.

 

 

글을 잘 읽는다는 것은

글을 잘 읽는다는 것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어떤 글을 받았을 때 내가 이것을 읽고 이해하겠다는 자신감으로 능력을 발휘를 해서 글을 다룰 줄 아는 것입니다. “아, 이거 좀 어려운 글이네. 참 내가 이걸 어떻게 독해를 해 볼까? 문단을 좀 잘라볼까?” 이런 식으로 어려운 어휘를 스스로 조사해보는 등 스스로 텍스트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 글을 잘 읽는 능력인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책 한 권을 온전히 씹어 먹어본 아이가 텍스트를 다룰줄 아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초등학생 때는 비문학 책읽기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고심하시거나 애달아 하실 필요가 없어요.

 

 

비문학, 지식책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지식책을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좋은 골든타임이 있어요. 이게 언제냐면 1학년, 2학년 즉 지식 그림책을 처음 만날 때입니다.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지식 그림책을 읽는다는 게 여러 가지 분야의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똑똑해지려고 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일일 호기심이 가장 큰 시기인 6~7세부터 1~2학년을 대상으로 나오는 지식 그림책이 되게 많아요. 인물, 환경, 과학 그림책 이런 책을 지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어떤 세상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때 아이들은 질문을 많이 하고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잖아요. “엄마 별은 왜 떠있어? 엄마 왜 달이 나를 따라와?”부터 시작을 해서 길거리 가다가 꽃, 생물에 대해 질문하고 “엄마, 왜 지렁이가 비오는 날만 나와?”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하거든요. 그때 그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세계를 확장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이 지식 그림책이에요.

 

도서관에서 관련 단어를 검색하시면 그림책을 찾아서 그냥 재미있게 읽어주는 거예요. 어렵다고 하면 풀어 주시고요. 더 쉬운 책 찾아주시고... 이렇게 하다보면 지식 그림책을 1, 2학년 때 정말 많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훗날 여러 분야에 대해서 거부감이 들지가 않아요.

이 과정없이 3학년이 딱 됐어요. 갑자기 3학년, 4학년 수준의 비문학을 권해주시는데요. 아이들은 독서가 싫어지는 거예요. 문학을 즐겨 읽는 아이에게 지식책만 강요하게 되면, 아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걸 못하게 하고 싫어하는 걸 자꾸 하게 할 거라고 생각해서 거부감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독서를 하고 있다면 이 부분만 체크해보세요.

 

1.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가, 정서가 나빠지지 않는가

2. 매일매일 읽고 있는가?

3. 자기 나이만큼 읽기 능력을 잘 가져가고 있는가?

 

이 3가지를 중심으로 보시면 나머지는 다 자유롭게 두셔도 됩니다. 그리고 웹툰하고 만화책은 독서가 아니라 취미, 독서랑 완전히 별도로 생각하셔서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예요. 독서랑 전혀 별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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