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걷기 운동과 허리에 좋은 바른 자세

K숲 2024. 2. 6. 08:00

[이대영*정형외과 전문의] 

걷기 운동은 운동이 아니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만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운동 자체의 효과를 특별히 볼 수 없는 노동입니다. 숨도 안 차고 근육도 안 당기고 하는 활동이 대부분 노동이잖아요. 쓰는 양이 많으면 결국 마모가 많아져 건강상 꼭 좋지 않습니다.

 

보통 걷기를 많이 하라는 것은 거동이 힘든 노인분들한테 유산소 운동의 약한 버전으로서 걷기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건강한 사람의 관리를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을 해줘야 합니다. 숨도 차지 않게 걷는 것은 건강상의 변곡점이 없습니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해보세요. 체력이 좋아진 걸 느껴요. 근력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씩 해보세요. 근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자존감이 올라간 걸 느낀다고 해요. 그런데 그냥 걷기만 하면은 아무 느낌이 안 나요. 그냥 좋은 거니까 하는 건데 실제로 좋아지는 것이 없는 겁니다. 관절을 쓰는 양만 많아지고 쌓여서 무리가 옵니다.

 

어르신들 걸으실 때 보면 허리를 좀 숙이면서 몸을 기우뚱하시면 걸으시는 분들 많거든요. 허리가 망가지는 자세입니다. 허리를 똑바로 펴고 걸으면 척추는 그대로 있고 무릎의 완충이랑 발목 완충을 통해 허리가 꺾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숙이고 걸어보세요. 허리가 자꾸 꺾이면서 망가집니다. 그래서 숙이고 계속 걸으면 허리가 계속 망가질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자세가 좋은 상태에서 정확하게 유산소 운동을 하시는 건강이 제일 좋고요. 보통 어르신들을 보면 잘 안 걸어지니까 좋지 않은 자세로 걷기 운동을 해요. 똑바로 서는 게 안 돼서 못 걷게 되시는 거거든요. 못 걷게 된 상태에서는 다시 어렸을 때 아이 때처럼 숨쉬기 훈련 꾸준히 하시고 똑바로 서는 훈련 꾸준히 하시고 그 상태에서 체중 이동하는 연습을 살살 하시고 그러면서 이게 서서히 빨라져서 바른 자세를 확립한 다음에 속도를 올려서 빨리 걷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어르신들 보면 본인이 원하는 속도로 계속 걷는 연습을 하십니다. 그럼 이게 해결이 안 돼요.

 

걸을 때 오히려 천천히 걸으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허벅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코어를 강화하는 형태로 천천히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랫배에 힘을 잘 주고 천천히 걷는 것은 코어 강화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이 아니라 코어의 회복력을 기르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세요. 팔에 힘을 빼고 몸을 완전히 곧추세우고 아랫배와 허벅다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걷는 것입니다. 아주 천천히 걸었지만 걷고 난 후 허벅지 근육이 땅기면 근력운동이 된 겁니다. 또한 아랫배에 힘을 주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코어 운동을 한 것입니다.

코어의 힘을 키우는 바른 자세

척추의 구조는 C자가 3개 붙어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머리가 무거운데 머리의 무게를 안정적으로 척추 전체가 골고루 나눠 가지면 좋은 자세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안정적으로 있으려면 똑바로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허리만 펴는 것이 아니라 등까지 같이 펴져 있어야 합니다. 그걸 하려면 아랫배의 힘이 안 들어가 있으면 유지가 되지 않습니다.

 

허리를 펴는 스트레칭을 하며 팔을 쫙 펴는 것은 소용없습니다. 팔의 힘을 완전히 뺀 상태에서 아랫배에 힘을 주어 꼿꼿이 서되 나머지 근육의 긴장은 풀려 있어야 해요. 보통 아랫배라고 말하는 코어가 호흡근이거든요. 아랫배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이완해서 자세가 코어만 가지고 딱 유지가 되면 이게 되게 편안한 자세입니다. 실제로 코어에 힘을 잘 주면 등까지 다 펴집니다.

 

다리를 꼬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는 분 있죠? 근본적인 문제는 자세의 유지가 잘 안 돼서 굽은 등허리와 배에 힘을 줘서 버티기가 힘들어서 꼬게 되는 것입니다. 다리를 꼬면 등이 안 굽어지거든요. 근본적으로 코어 자체를 잘 기르지 않는 생활 습관의 결과가 다리 꼬는 자세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결국 요가같은 운동에서 하는 호흡법이 코어를 강화하는 것들입니다. 마찬가지로 머리의 무게가 발끝에 떨어지는 걸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선 뒤 체중 이동 연습을 하고, 걸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머리에 무게가 발끝에 떨어지는 걸 느낄 정도로 꼼꼼하게 척추를 펴야 해요.

 

내가 해서 편한 스트레칭은 하셔도 돼요. 근육 긴장을 풀어주면 불편한 느낌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편안한 느낌이 든다고 해서 이게 허리에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나쁜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리가 아픈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허리가 자꾸 흔들리니까 아프게 되는 것입니다. 중심이 안 흔들려야 해요. 보통 걷는 속도로 팔의 힘을 빼고 부드럽게 체중이 이동하는 자세를 완성하는 것 자체가 코어를 관리하는 수단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달려서 허리가 아프시다면 달리는 자세를 교정하고 뛰어야지 이것을 노력으로 극복하려고 하면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천천히 바른 자세로 걸으라고 하면 못 걷는 분들이 많아요. 당연히 그 자세로 못 달리실 거예요. 자세 자체가 불안정하게 뛰고 있어서 허리가 흔들리면서 통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자세가 안정적이면 걷는 것과 거의 똑같은 자세로 달릴 수 있습니다.

옆으로 자기 vs 똑바로 누워 자기

누웠을 때는 기본적으로 힘을 많이 받지 않기 때문에 너무 나쁜 자세만 안 취하면 됩니다. 본인이 숙면에 들 수 있는 좋은 자세로 하면 됩니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나쁘지 않고, 사선으로 누워 자는 것도 나쁘지 않고 똑바로 누워 자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게 특별히 더 좋은 게 아니라 똑바로 누워서 잠을 못 자면 옆으로 누워 선 자도 된다는 것입니다. 똑바로 누워서 아픈 사람은 옆으로 자는 걸 권장하는 것이죠.

 

 

건강에 좋은 잠자리란?

옛날에는 푹푹 꺼지는 좋지 않은 침대들이 많아서 침대 잘못 쓰면 안 좋다는 인식을 가진 어르신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요즘 나오는 침대들은 다 비슷합니다. 내구성이 다른 것이죠. 저는 비싸고 내구성이 좋은 비싼 매트리스보다는 그냥 어느 정도 내구성을 가진 걸 자주 바꿔 주시는 게 훨씬 더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리가 많이 불편하신 분 중 아침에 아픈 것은 코어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밤사이 근육의 힘이 풀려서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몸이 좀 풀리면 허리를 덜 아파하시는 분들이 거의 이 경우입니다. 그리고 낮에 활동할 때 아픈 사람들은 구조적인 문제랑 관련이 많습니다. 근육의 피로가 약간 쌓였을 때 혈류가 잘 통하거나 허리 자체의 불안정 같은 문제들이죠.

 

밤에 아프면 대부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랑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대부분은 통증은 낮보다 더 줄지만 활동을 덜 해서 통증이 잘 느껴집니다. 통증이 잠을 못 자는 원인으로 다가오니까 점점 더 예민해집니다. 밤에 잠을 설치는 정도가 되면 전문의를 통해 약을 처방받아 통증에 대한 민감도 같은 것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니면 불안장애에 대한 약을 통해 통증에 좀 덜 민감하게 만드는 것도 되게 유리하고요.

또 한 가지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때 신경성 통증 완화제가 도움이 됩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잠을 못 자면 몸이 빨리 늙어요. 본인 몸에 무엇이 스트레스인지를 알아서 노화를 늦출 수 있도록 스트레스 요소들을 줄여가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의료비를 줄이는 길이고 내가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그리고 허리치료는 통증 위주로 치료하시는 것보다는 근본적으로 코어를 강화해서 생활 습관을 바꾸는 방향으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