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수 * 정신과 의사]
병원에 오시면 예전에는 “우울해요, 불안해요”라고 하셨는데 요즘에는 “기운이 없어요, 무엇에도 의욕이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사회 전체를 광범위하게 잠식해가고 있는 이러한 “무기력”은 스트레스, 피로감, 번아웃, 우울증 등의 초기 증상이기도 합니다.
무기력은 체력 부족(과로, 업무과다) / 의지력이 낮아서(천성적 게으름, 감정적 에너지 소진) / 자율성과 통제권이 없을 때 / 미래가 예견되지 않을 때(작은 성공 경험 없음) 자주 생기는데요, 무기력한 몸(질병, 체력저하)과 무기력한 정신(우울증, 게으름) 그리고 무기력한 감정(공감 피로, 자존감 저하, 외로움)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번아웃"은 다 타서 재만 남은 상태로, 탈진 또는 소진이라고 하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하루하루 자기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번아웃도 덜 오고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질 확률도 낮아진다고 합니다.
번아웃이라고 생각되면 일단 쉬면서 활력을 채우는 것이 중요한데요, 아무일도 안하고 푹 쉬되 햇빛 보고 산책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활력을 깨우는 쉼을 위해 다음을 실천해 보세요.
① 잠 잘 자기
② 산책과 정원 가꾸기
③ 적절한 운동 : 하루 최소 20분, 주 3일 이상의 격렬한 신체 운동과 하루 30분 이상 주5일 이상 걷기의 두 가지를 적절히 조합하는 운동 / 계단 오르기와 자전거 타기 등 생활 속 운동
④ 수다
쉼의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하던 일과 다른 방식으로 쉴 것 :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며 쉬는 것은 뇌를 더 혹사하는 일
② 운동과 쉼 사이 균형을 잡을 것 : 적당한 운동은 활기를 주지만 지나친 운동은 피로감 가중
③ 시간 계획을 세울 것 : 휴식 시간을 정확히 정해두지 않으면 완전히 늘어져 더 피곤해짐
④ 이기적으로 쉬지 말 것 : 내가 힘들다고 일을 미루거나 가족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됨
일을 잘하려면 먼저 기초체력을 갖춘 후 시작하신 후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합니다.
이것을 지구력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자기효능감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발휘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신을 칭찬하고, 유머를 잃지 않으며, 온전한 지지자를 곁에 두고, 일상의 루틴을 지켜나가면 자기효능감과 더불어 지구력이 저절로 향상되는 것이죠.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루틴을 설계할 때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상과 수면 시간 일정할 것, 몸과 마음 상태와 무관한 기본 행동을 루틴으로 만들 것, 자명종, 스마트폰 등 보조도구 이용할 것, 운동, 산책, 샤워 등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 것, 의도적으로 ‘홀로 있음’을 즐길 것
이렇게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며 살아가다 보면 웬만한 스트레스에도 쓰러지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살아갑니다.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그날의 일을 해 나가며 지내다 보면 어느 날 더욱 풍성하고 건강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어느날 찾아오는 무기력, 죽을 정도의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마음의 번아웃을 초래할 수는 있습니다.
그 때 충분한 쉼과 더불어 자기만의 건강한 루틴으로 지혜롭게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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