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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소중한 행복 찾는 법

K숲 2024. 7. 19. 15:18

[최진석*서강대 철학과 교수]

내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법

행복하고 싶으면 행복의 도달하는 길을 가는 수고를 해야만 합니다. 그 수고 중에 가장 중요한 수고가 행복이 무엇인지, 자기한테 행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물어본 적도 없이 ‘행복하지 않다, 나는 왜 행복에 이르지 못하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행복이 무엇인지, 자기한테는 행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막연히 행복을 추구한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보통은 행복을 심리적인 평안이라 심리적인 평화. 이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럼 예수님은 행복했을까요? 붓다는 행복했을까요? 저는 그런 기준이라면 예수도 붓다도 행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행복하고 싶으면 우선 자기한테 무엇이 행복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돼요. 그리고 설명해보려고 노력해야 돼요. 그 다음에 나에게는 행복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어야 되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돼요. 이것이 저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라고 봅니다.

 

인생에서 행복은 없다

저는 행복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살고 있다는 어떤 자각, 내가 나로 살고 있다는 느낌, 이것이 행복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해봅니다. 내가 나 자신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다른 사람이 고통이라고 말하는 것도 고통이 안 돼요. 다른 사람이 불행하게 봐도 그것이 나한테는 불행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 나한테 뭐라고 해도 내가 나로 살고 있다는 느낌만 강하게 있다면 나는 불행이나 고통같은 것은 짐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고 누구나 다 동의하는 행복은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없이 이것이 제일 가깝지 않을까. 그건 뭐냐. ‘나는 살고 있어. 나는 내가 나로 살고 있어’하는 이 느낌이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무슨 옷을 입어도, 어떤 명품을 입어도 '난 행복하지 않아. 만족하지 않아.'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옷을 입었을 거예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다면 비록 그것이 명품이 아니에라도 만족감은 훨씬 클 겁니다. 자기가 강하지 않으면 자기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인생을 내 인생으로 착각하고 살거든요. 여기서는 고통이 아닌 것이 없고 불행이 아닌 것이 없을 겁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내가 원하는 내가 되고 싶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며 그것은 고통이 되기가 오히려 어렵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당연한 것이 많아지면 꼰대

모든 사람들한테 다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가면 근력과 기운이 빠지면 거기에 따라서 지적 긴장감도 떨어지게 됩니다. 지적 긴장감이 떨어지면 궁금증이나 호기심보다도 당연한 것이 더 크게 작용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호기심보다 당연한 것이 많아지면 꼰대고 당연한 것보다 호기심이 더 크면 그건 청춘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저는 꼰대와 청춘을 그렇게 구분을 합니다. 젊은 사람도 호기심이 없으면 꼰대예요. 나이가 아무리 많이 들어서도 호기심이 가득 차 있으면 청춘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적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기가 쉽지 않죠.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당연한 것이 많아지고 그 다음에 욕심이라고 하는 것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인간은 욕심 혹은 의욕이 강해야 된다고 보아요. 욕심과 관련돼서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돼요. 하나는 욕구, 하나는 욕망입니다.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것을 욕구라 부르고, 욕망은 생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것을 원하는 거에요. 자아실현, 민주, 자유같은 것이죠. 지적 긴장감이 유지되거나 사람의 스케일이 보통을 넘어서는 사람들은 욕구보다는 욕망에 더 집중합니다. 그런데 스케일이 작거나 지적 긴장감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욕망보다 욕구에 가깝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지적 긴장감이 유지되면 자기한테 직접 필요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시대를 구하고 싶은 사람은 욕망이 있는 사람이고, 자기 필요한 것을 구하는 사람은 욕구쪽에 가까워진 사람이죠.

그래서 이 두 가지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저는 지적 긴장감이라고 보고, 이 지적 긴장감이 신체적인 근력이나 기운의 나이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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