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호기심으로 인생을 망치는 마약, Q & A

[양성관*가정의학과 전문의]

 

단 한 번 호기심으로 인생을 망치는 마약

 

마약이 주는 극한의 쾌락, 위험하지 않을까?

잠자리로 얻는 쾌락이 1이라면 마약은 100을 주기 때문에 히로뽕을 한번 한 번이라도 해보면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합니다.

마약을 하면 쾌락 지수가 치솟아 천국을 경험했다는 착각에 빠뜨리기 때문에 그다음부터는 세상 모든 것이 시시해 집니다. 그런데 이때의 쾌락은 몸속 도파민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한 번에 폭발하듯 분출시키는 것이어서, 두 번째에도 같은 양으로 이전의 쾌락을 다시 느낄 수는 없습니다.  나눠써야 할 것을 한번에 다 써버린 것이죠.   

그러면 당연히 더 많은 양의 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쾌락을 좇아 약의 양을 늘려나가면 어느 순간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일상이 무너지면서 집안이 거덜 나는데요, 이 과정은 마약 중독자들이 겪는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6개월~1년 이상의 많은 시간을 들여 뇌 구조가 완전히 바뀔 정도의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야 가능하기 때문에 회복률도 그다지 높지 않아요.

결국, 호기심으로 유혹에 굴복하면 잠깐은 천국을 느낄 수 있지만, 이후에는 쭉 지옥에서 살다가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헤로인 제조 시 시멘트나 휘발유를 넣는 예도 있던데 위험하지 않을까?

마약은 천연물질을 원료로 “양귀비, 아편 ⇒ 모르핀 ⇒ 헤로인”의 농축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도 하고,  펜타닐이나 메스암페타민처럼 화학 물질의 합성으로만 만들수도 있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합성하여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음성적으로 만들어진 약은 시설이나 기반이 불안정한 환경일 수 밖에 없어서  농도가 들쭉날쭉 일정하지가 않죠.  누군가 농도 1짜리를 구해 투약했는데 사실 10의 농도를 가진 것이라면, 약물 과용으로 즉사할 위험에 적나라하게 노출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제약회사에서 만든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균일한 농도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게 감소해요. 

마약이 가진 위험성을 감안하면, 음성적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시멘트나 휘발유 등의 불순물이 조금 첨가되었다고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위험은 없다고 봐야 하죠.

 

 

영화를 보면 맛보고 마약을 감별하던데 가능한 일일까?

마약은 입으로 먹는 것, 코로 흡입하는 것, 주사를 통한 것 등 종류에 따라 복용 방법이 달라지는데요, 코카인의 경우 19세기에 국소마취제로 쓰였기 때문에 실제로 잇몸에 비벼 마비되는 정도를 보고 순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매매되는 코카인의 농도는 60% 전후라고 알려져 있고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서 나온 약은 전문성이 떨어져 품질이 균일하지 않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코카나무 원료가 필요한 코카인보다는 합성이 가능한 히로뽕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직접 만들었지만, 단속이 심해지면서 동남아나 중국으로 제조처가 옮겨졌다가 지금은 북한에까지 퍼졌죠. 그래서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것들도 농도나 품질이 천차만별이고 그만큼 위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의외로 북한산 마약이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 현실인데요, 국가의 지휘와 통제 아래 과학자와 첨단 설비를 동원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북한산 마약은 제약회사가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정도의 농도와 약효를 보장하기 때문에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죠.

 

 

마약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

마약은 불법 유통되기 때문에 단속이 심하면 가격이 오르고 느슨해지면 뚝 떨어져 가격변동 폭이 매우 크며 옮기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생기기 때문에 생산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나무가 있는 콜롬비아에서는 불과 몇백 원, 몇천 원만으로 1회에 해당하는 약을 구매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동남아시아에서 온갖 마약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제조국에서 5000원에 약을 구매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한국에서는 위험수당이 10배 이상 더해져 5만 원, 10만 원에 판매됩니다.

근래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유통경로가 온라인으로 변화되어 SNS로 주문,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퀵 배송, 던지기로 수령이 가능해져서 생산/유통/소비의 위험성이 대폭 경감되고, 구매자들이 남긴 약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리뷰도 공유되면서 마약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거래현장을 덮쳐 약과 돈을 압수하여 증거를 확보하고 현행범까지 잡을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거래가 전혀 드러나지 않아 배달원, 판매자, 구매자, 게시자 정도만 개별적으로 적발하여 가벼운 죄만 물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처럼 비대면 인터넷 거래는 결정적 증거를 찾기 어려워요.

마약 거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짐에 따라 매매가 너무 쉬워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모든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도 10년 전보다 한결 저렴한 가격으로 마약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약

 

 

 

지금까지 마약에 대한 궁금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제가 이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 “마약, 절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혹자는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이 글을 읽어나가셨을지도 모르지만,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마약에 중독된 사람을 관찰할 기회가 많았던 저는 마약이 인생을 어떻게 망쳐가는지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약 관련 책도 쓰고 강연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천사의 탈을 쓴 악마이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도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면 결국 당신의 인생은 감옥/죽음/자살/지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마약신고]  검찰청 1301  경찰청 112  관세청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