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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서 노년을 살기 위한 “걷기”

K숲 2023. 6. 28. 08:00

[정희원*서울아산병원 노인내과]

 
내 집에서 노년을 살기 위한 <걷기>
내 집에서 노년을 살기 위한 <걷기>

 

서울시민이 하루 5천 보도 걷지 않는다는 최근 현황은 우리 사회에 노년 건강의 적신호가 켜졌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인 걷고 뛰는 것의 중요성을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수렵 채취사회를 거치며 걷도록 진화되어 온 인간이 충분히 걷지 않는다면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좌식생활로 신체활동이 적어지고 있는 현대인의 엉덩이와 어깨 관절은 날이 갈수록 딱딱해지고 각 관절과 흉추의 가동범위가 줄어들어 거북목과 허리디스크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기에 적당히 걸어주지 않으면 근골격계, 특히 하지 근육이 급속히 나빠지게 되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걷는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어요.

 

<“걷기”만 해도 병이 나는 사람>

젊을 때부터 많이 걷지 않았거나, 무릎 주변 근육이 취약하여 이미 무릎 연골이 안 좋아진 경우, 또는 근육량과 근력에 비해 체중이 과해 근골격계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총체적인 기능이 떨어진 사람도  “걷기”는 중요합니다. 

다만, 걷기 전후로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 특히 코어근과 둔근의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만 합니다.

 

<전신의 균형을 위한 올바른 “걷기”>

1. 전문가에게 걷는 자세배우기 : 코어나 둔근이 개선되고 스트레칭이 되면 걷는 자세가 자연스럽게 좋아짐

2. 바른 자세로 걷기

- 목을 과하게 치켜세우지 않고 시선은 정면을 향하며, 어깨에 힘을 빼고 팔은 자연스럽게 벌리고 접기

- 지나친 8자 걸음이 아닌 이상, 발 모양을 억지로 11자로 유지하거나 파워워킹으로 큰 보폭을 만들기 위해 애쓰기보다 자연스럽고 편한 보폭과 속도 유지

- 허리 자체에 힘을 주어 허리를 억지로 펴지 말고, 복근과 골반저근육을 사용하여 몸의 앞쪽에 살짝 힘주며 걷기

 

노년기 <근육량>

노년기 <근육량>

 

<노년에 특히 중요한 “걷기” 운동>

걷는 신체 활동량이 큰 사람일수록 근골격 시스템 노화가 지연됩니다.

대략 1만 보 정도 걸으면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위험도가 10% 이상 감소하며 특히 합병증이 동반된 당뇨병은 1천 보 걸을 때마다 거의 30 이상의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데요, 인류가 만들어낸 약 중 이 정도의 광범위한 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또한 걷기만으로 당장 머리가 좋아져 치매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고 우울증의 위험도 비껴갈 수 있으며 수면무호흡증과 위·식도 역류 등의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위험 또한 감소합니다.

 

걷기로 인한 우상향의 이익들이 평탄해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8~1만 보정도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2만 보, 25천 보까지 걸을 필요는 없는데요, 걸음 수에만 집착하여 여러 관절의 가동범위나 근력 등이 오히려 떨어져 있는데도 무릎의 아픔을 참으며 걷는다면 이익을 취하기는커녕 큰 부작용에 직면하게 되니 주의하셔야 해요.

이미 마르고 근육도 거의 없으면서 체중을 더 빼려고 소식하며 만 보, 이만 보 걷는 사람은 노년기가 되면 에너지 부족으로 근육이 더 빠지고 신체기능까지 저하되어 근감소증에 이르기도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의 신체 능력을 초과한 지나친 걷기는 오히려 몸을 망치게 되니 적정선을 지키며 하루 8천 보~1만 보 정도만 꾸준히 걸어보세요.

 

<잘 걷기 위한 기초 운동>

다음 소개하는 운동을 아침저녁 10분 정도 꾸준히 해보면 체형과 자세의 빠른 변화 체감

1. 코어 강화에 도움이 되는 브릿지 운동

누워서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운동만으로도 요실금과 변비 예방에 탁월

2. 스쿼트

체력이 약하다면 벽에 기댄 상태로 상체를 내리는 방식인 월스쿼트 추천

3. 코어 전반에 큰 도움이 되는 플랭크 자세는 호흡 안정과 척추 건강에 도움

4. 누운 상태로 다리를 교차해서 뻗는 슈퍼맨

코어 전반에 좋지만, 특히 엉덩이 근육 강화에 큰 도움

 

노년기 근육 운동
노년기 근육 운동

 

<노년기 “근육량”의 중요성>

노년기의 근육 건강은 집에서 노후를 살 수 있을지,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에서 지내게 될지, 데이케어센터를 다녀야 하는지를 좌우하고, 자력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한지,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결정합니다.

사람이 일어나 걷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근력 또는 출력이 있는데요,

30대 중반부터는 근력이나 근육량이 1년에 평균 1% 정도 저절로 빠지게 되고 나중에는 잔량부족으로 침대에서 겨우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근력만 남게 됩니다.

 

그러다 노년기에 잦은 병치레와 인플루엔자나 폐렴, 코로나 19등의 병에 노출되면 스테로이드를 먹으며 며칠 동안 꼼짝하지 않고 침상에서 안정을 취해야 하죠그때 하루에 1%씩 근육량이 줄어 열흘만 누워있어도 거의 10년 치 근육이 빠져버리는 상황을 맞아 최소한의 근육도 지키지 못해 침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기저귀를 사용해야 하고 그것을 관리해줘야 하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지는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악화와 인지기능 저하를 초래해 활력과 식욕도 동반 추락하는 상황에 혼자 덩그러니 내던져지는 것이죠.

 

일상생활을 잘 하던 사람이 움직이는 활동에 문제가 생기는 순간, 노년기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심각한 문제가 한꺼번에 뒤따라 순식간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갈 수 밖에 없게 되는 일반적인 수순입니다.

그래서 노인의학에서는 수술과 그 외 내과적 치료를 위해 입원한 사람에게 어려워도 최대한 계속 걸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젊어서부터 근육량과 근력이 연금처럼 준비되어 있으면, 노년기에 큰 병치레가 있어도 문제없이 털고 일어날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꾸준한 걷기 운동을 지금 실천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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