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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노화일까 질병일까?

K숲 2023. 3. 2. 08:00

[안지현*가정의학과 전문의]

 

갱년기, 노화일까 질병일까?
갱년기, 노화일까 질병일까?

 

중년의 위기라는 갱년기의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성의 경우 가임기에서 완경(完經, 폐경) 기로 넘어가는 수년간의 과도기 기간을 전반적으로 갱년기라고 하는데요, 완경이 되기 전부터 호르몬 수치가 조금씩 떨어지면서 생기는 사소한 불편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이미 겪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의 폐경 시기는 평균적으로 50~51, 한국인의 경우 49.7 세라고 하지만 난소기능 저하로 45세에도 갱년기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 40, 50대에 겪는 갱년기 증상을 30, 40대 초반에도 겪는 조기 갱년기 증상도 일반화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갱년기를 노화의 증상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으로 보기도 하죠.

조기 갱년기는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범이고,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 역시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의 갱년기 증상>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의 약 75%가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나는 증상을 경험하는데요, 갱년기 여성 중 얼굴 화끈거림 증상이 5년 이상 지속되는 비율이 약 25%, 평생 지속비율도 5%에 이르기 때문에 간혹 60, 70세까지 얼굴이 화끈거리고 식은땀이 나는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도 만나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증상이라도 곧 없어질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면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약간 덥거나 밤에 자주 깨는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될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결국 불면증까지 이어져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죠.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더운 날씨, 매운 음식, 뜨거운 음료 등이 있는데요,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음료 섭취 시 혈관 운동의 자율신경 장애로 얼굴 화끈거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여성들의 에스트로젠 수치가 떨어질 때 보이는 주요 증상이기도 하므로 맵고 뜨거운 음식을 자제하면 좋습니다.

갱년기 여성에게는 성욕 감퇴 증상과 함께 폐경 후 생식기 세포가 얇아져 방광염 등 비뇨기계 질환에도 자주 노출되며 콜라겐 소실로 인한 피부 노화로 주름이 늘어나고 얼굴 살도 처지면서 인상도 강해지는 외모의 변화 또한 겪게 되는데요, 완경 후 약 3년까지 콜라겐 수치가 30% 이상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으니 그때부터는 콜라겐이 풍부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죠.

신체적 변화에 앞서 감정적인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되는데요,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이 많아지므로 가족과의 불화에 시달리고 우울증에도 쉽게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누구의 탓이라기보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갱년기의 감정적 변화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마세요.

가족들이 갱년기 증상의 어려움을 감지하고 일부러 자주 대화하면 금세 빠른 극복이 가능함에도 혼자만 끙끙 앓다가 화병,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악화하여 더 큰 고통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증상으로 실수가 많아져서 일상생활이 불안해지기도 하는 등 안팎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경(폐경) 시에는 골밀도를 검사하여 골다공증에도 대비하셔야 합니다. 골밀도는 30대에 최고치에 이른 후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이 뚝 떨어지는 갱년기 시기에는 조골세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뼈 파괴 세포인 파골세포가 활성화 되어 사소한 골절도 쉽게 낫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가 흔하죠.

이처럼 골다공증이 오면 이전 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골다공증약이나 식품은 악화로 인한 병적 골절을 방지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갱년기를 감지했다면 골다공증 증상이 없어도 미리 검사받아 예방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근래에는 갱년기 후유증으로 인한 심혈관계질환의 발단이 되는 고지혈증이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건강하고 마른 체형으로 보이는데도 완경 이후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여 고지혈증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증상이 없다고 내버려 두면 갑자기 급상승한 콜레스테롤로 인해 뇌졸중, 심혈관계질환 발생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자신이 식단 조절도 잘 하고 날씬하다고 해도 가족력에 고지혈증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 후 약을 복용하면서 조절해야 합니다.

 

<남성의 갱년기 증상>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일반적으로 50대에 시작되어 60대에 심각해집니다.

짜증이 늘고 목소리가 커지고, 무기력에 빠져 일하기 싫어지고 의욕이 떨어지면서 지금까지 잘 이어온 사업이나 직장도 다니기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해보면 별문제가 없는데도 늘 피곤해하죠. 이런 증상이 있다면 호르몬 검사로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남성의 갱년기 증상
남성의 갱년기 증상

그런데 호르몬 불균형을 막기 위한 호르몬치료, 반드시 필요할까요?

장단점이 공존하기 때문에 치료를 무조건 권하지는 않는데, 조기 폐경 여성의 경우 50대까지 여성호르몬을 유지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상적인 시기에 갱년기를 맞는 여성이라도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호르몬치료를 권하기도 하지만, 유방암, 난소암 등 에스트로젠 의존성 종양이나 가족력이 있거나 간 질환, 질 출혈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남성 역시 호르몬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남성은 호르몬 문제보다 중년의 위기를 맞는 시기의 심리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심리적 위안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남성호르몬을 강화하는 셀레늄, 아연 등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한 식단
건강한 식단

 

<건강한 중년을 만들기 위한 두가지 방법, 똑똑한 식이요법생활습관>

필수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우유, 치즈, 두부, 뼈째 먹는 생선 등으로 풍부한 칼슘을 섭취하고 칼슘흡수를 방해하는 커피, 알코올, 탄산음료는 줄이시는 것이 좋은데요.

특히 갱년기 이후 순환 불순으로 많이 붓기 때문에 저염식과 저지방식을 유지하고,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대두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바람직한 갱년기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으니 실천해 보세요.

1. 양질의 수면을 위한 꾸준한 운동

2. 적정 체중 유지 (여성: 허리둘레 85cm 이하, 남성: 허리둘레 90cm 이하)

3. 금주, 금연, 충분한 수면습관 유지

 

병이 있어도 오래 사는 유병장수의 시대에 갱년기를 힘든 시기나 질병으로 대하기보다 건강을 돌아보기 위한 통과의례라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건강하고 지혜로운 삶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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