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인 * 응급의학과 전문의] 기운 없이 누워 계시는 뼈만 앙상한 90세 노인에게 입원할 것이라고 말씀드리니 제 가운 자락을 꽉 잡고는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겁니까? 왜 나한테는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 거예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는데요, 다른 병원에서 이송된 이 노인의 상태에 대해 당사자는 모른 채 보호자에게만 설명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노인을 치료의 대상으로 여길 뿐 뭐가 필요하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을 불필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현장에서 계속 일하다 보니 나이 드신 분들이 죽음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아서 노인준비생인 우리 모두 젊을 때부터 “죽음”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직면..